Intro
개강을 앞두고 광복절 연휴에 이어 연구실 휴가까지 주어졌다.
덕분에 재충전도 할 겸 오랜만에 친한 동생과 편안한 마음으로 동성로 빈티지샵을 쭉 돌고 왔다.
오늘의 동선:
쿠로마메 > 에이라이브 > 더쿰 > 리고 > 멀스 > 스위잉서울 > 꿀마트
그전에, 금강산도 식후경이다.
요즘 같이 찜통 같은 날씨에 저 많은 곳을 둘러보려면 역시 체력이 중요하지.
빈티지샵 쇼핑도 결국엔 체력전이다.
치솟는 외식 물가에 밖에서 뭘 먹을 때마다 지갑이 덜덜 떨리지만, (안 먹고 모으면 옷 한 벌...)
가끔 한번쯤은 나에게 주는 선물 같은 느낌으로다가 괜찮은 것도 같다.
네이버 지도
oo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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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 오아? 어떻게 읽는 건지는 몰라도 언젠가 가봐야지 하며 저장해 둔 피자집에 가봤다.
사진으로 봤을 땐 양이 좀 되나 싶었는데 프차 피자집 기준 레귤러 사이즈 정도 되었던 거 같다.
아무래도 운동하는 성인 남성 둘이 먹기엔 조금 부족했던 듯.
그나저나 나는 요즘 루꼴라가 그렇게 좋더라. 좀 건강한 느낌도 들고.
오일 파스타는 이름이 김가루 파스타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호기심에 시켰지만 내 취향은 아니었다.
그냥 리조또 먹을 걸...
오늘의 착장
Top: 유니온블루
Inner: 다이브인
Bottom: 런던언더그라운드
Shoes: 미스테이크프로젝트 바이 킨치
Acc.: 카시오 / 다이브인
사실 이것도 개대충 찍은 사진이라 안 올릴까 했는데 설명하고 싶은 부분이 있어서 올렸다.
만약 피팅을 많이 해보는 게 목적이라면, 다음을 고려해서 착장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 입고 벗기 쉬울 것 (신발 포함)
- 무난한 컬러웨이 (기본 컬러 위주)
그래서 옷을 보러 다닐 때 선호하고 추천하는 조합은 연청 + 흰 셔츠 + 흰 나시이다.
이 조합은 워낙에 기본이라 어지간해서는 뭘 걸쳐도 어색하다는 느낌이 거의 없다.
그렇다 보니 내가 이날처럼 각 잡고 옷을 보러 간다?
높은 확률로 비슷한 착장으로 돌아다닐 거라 앞으로 착장 사진이 없다면
'이 자식 또 비슷하게 입었나 보네'라고 생각하면 된다.
방문 기록
동선 상으로 따지면 많이 다니긴 했는데
'블로그 글로 써야지' 하고 마음먹은 건 돌아온 뒤여서 이번에는 사진을 많이 남기진 못했다.
확실히 고기도 먹어본 놈이 잘 안다고, 초보 티가 아주 팍팍 난다...
다음에는 준비 좀 하고 가야겠다.
아무튼 간에 그런 이유로 이번에는 사진이 있는 곳 위주로만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 쿠로마메 빈티지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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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마메 빈티지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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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마메는 작년에 알게 되어 벌써 5번 넘게 방문한 곳이다.
매장이 큰 편은 아니지만 일본 감성 가득하게 잘 꾸며져 있는 곳이고, 디피된 옷들의 컨디션이 매우 좋은 편이다.
인센스 스틱도 항상 켜두셔서 옷에서 불쾌한 냄새가 나지 않는다.
오히려 옷에 인센스 향이 깊게 배여서 사 온 물건에서 계속 향이 날 정도.
또한 취급하는 브랜드 라인업이 꽤 좋은 편이다.
글로버올, 마가렛호웰, 아비렉스, 제이프레스, 칼하트, 랄프로렌 등등,
알만한 브랜드도 많이 있는 편이며 가격이 정말 합리적이다.
서울, 의정부 빈티지샵도 많이 돌아다녀봤는데 내가 방문해 본 곳들 중 손에 꼽을 정도로 가격이 저렴하다.
디지스트 졸업 후에도 종종 방문하고 싶은 곳. (후루츠/번장 운영을 더 이상 안 하셔서 아쉬운 부분이다)
심지어 올해 광복절 기념으로 8월 24일까지 50프로 할인을 해주고 있으니
기회가 된다면 바로 방문해 보자.
1시간 넘게 꼼꼼하게 아이들을 둘러보다가 눈에 들어온 아이가 있었다.
데미지 디테일과 옐로우 워싱이 마음에 들었는데 사이즈까지 잘 맞는 자켓이었다.
택은 떨어졌지만 택을 고정하는 플라스틱이 남아있던 걸로 보아 미착용 중고인 것 같았다.
그래서 피팅해 보고 바로 구매를 결정했다.
50퍼 할인을 받아 1.9라는 매우 저렴한 가격에 업어올 수 있었다.
여담으로 이 브랜드는 국내에서는 아베크롬비, 원래 발음으로는 애버크롬비라고 하는 브랜드로,
한때 핫했다가 여러 논란과 함께 몰락한 브랜드이다.
찾아보니 브랜드 이미지를 쇄신하며 요즘 다시 핫해졌다고 한다.
한편 같이 간 동생에게 브룩스브라더스 스트라이프 폴로 니트를 추천해 줬고 마음에 들었는지 이 녀석도 바로 질러버렸다.
동생도 50퍼 할인을 받아 2.4 정도에 구매한 걸로 기억한다.
보통 빈티지샵이라는 게 디자인이 암만 예뻐도 사이즈가 맞지 않아 눈물을 흘리는 경우가 많은데,
그래서인지 사이즈가 맞으면 일단 호감도가 쫙쫙 오르는 경향이 좀 있다.
게다가 가격까지 착하다? 그럼 바로 가는 거다.
착샷은 이런 느낌으로, 핏이 꽤나 잘 빠졌다.
온즈는 한 13온즈 정도 되어 보이는데 그래서인지 이런 날씨에 입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다.
다가오는 끝여름부터 열심히 입어줄 생각이다.
- 에이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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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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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마메에서 알찬 쇼핑을 마치고 에이라이브로 이동했다.
이곳도 한 3번째 방문이었던 거 같다.
매장은 쿠로마메에 비해 훨씬 넓은 편이며 카테고리별로 섹션이 나뉘어 있다.
이곳에는 스투시, 폴스미스, 칼하트, 랄프로렌, 길단 등의 브랜드가 있었다.
하지만 쿠로마메에 비해 내가 선호하는 브랜드 비율이 높지는 않은 편.
컨디션은 대체로 좋지만 얼룩이나 이염이 있는 경우도 있다.
그래도 쿠로마메처럼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이곳에서 눈길이 갔던 건 폴스미스의 이 셔츠였다.
(최근에 구한 웨이비니스 체크팬츠와 입을 약간의 포인트가 있는 얇은 흰색 셔츠가 필요했기에)
하지만 딱 봐도 작아 보였고, 입어보니 역시나였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택을 촬영해서 제미나이한테 품번을 찾아달라고 해봤지만...
젠장, 블라우스였다.
어쩐지 40 사이즈더라니... (나는 48-50을 입는다)
결국엔 열심히 찾아보다가 포기. 그냥 장학금이 들어오면 준지 셔츠를 사는 걸로 결정했다.
사실 이거 말고도 AGATE cosmopolitan이라는 브랜드의 포인트 셔츠가 있긴 했는데
브랜드 밸류가 썩 있어 보이지는 않아서 구매하지 않았다.
- 꿀마트 빈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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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마트 빈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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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쿰부터 스윙잉서울까지 도는 동안에는 그닥 소득이 없어서 촬영한 게 없었다.
리고 빈티지샵에서 약간 눈길이 가는 가방이 있어서 망설여졌지만 확 끌린다는 느낌은 없어서 구매를 포기했다.
여하튼 마지막으로 방문한 빈티지샵은 꿀마트 빈티지였다.
원래는 이 자리에 컨트리보이즈라는 유명한 빈티지샵이 있어서 그곳인 줄 알고 들어갔는데 뭔가 느낌이 달랐다.
알고 보니 컨트리보이즈 사장님께서 다른 위치로 이사를 가시며 아는 동생분들께 자리를 넘겼던 거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오히려 좋았던 거 같다.
컨트리보이즈가 정말 가치 높은 빈티지 아이템을 많이 취급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너무 높은 가격대와 너무 큰 사이즈감이 큰 문제였다.
그에 반해 꿀마트는 가격이 크게 부담스럽지 않았으며 사이즈감도 적당한 것들이 꽤 있었다.
사장님 두 분이서 운영을 하시는데, 애초에 입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들로 매입을 해오신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눈길이 가는 것들이 정말 많아, 매장 내에서 고민을 참 많이 했던 거 같다.
고민 끝에 이곳에서 구매한 것은 팀버랜드의 가죽자켓이다.
사장님께서 직접 입으시던 거라 관리가 너무 잘 되어 있었고, 무엇보다 색감이 너무 예뻤다.
에이징, 특히 그중에서도 페이딩이 정말 예술적으로 나왔다고 생각한다.
사진으로는 잘 표현이 안 된 거 같지만 실제로는 '아 이게 진짜 빈티지 브라운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걸 보면 나의 옷질은 아직 한참 멀었구나 싶다.
언젠가는 나도 새 제품을 이 정도까지 예쁘게 에이징시킬 수 있을까?
원래는 올 가을, 느와르라르메스의 싱글 라이더 자켓을 구매하려고도 했고, 자금 사정이 넉넉치 않아서도 구매가 망설여졌다.
처음에는 피팅만 해보려고 셔츠 위에 입어가지고 감흥이 좀 덜했는데,
셔츠 벗고, 나시랑 딱! 입어주니까, 아.. 안 되겠더라.
그냥 미쳐가지고 구매해 버렸다. 가격은 14로 정말 메리트 있었다.
기장이 조금만 더 짧았다면 완벽했겠지만 이건 이거 나름대로의 맛이 있는 듯하다.
유독 올해 가을이 기다려지는 이유가,
더위로부터의 해방뿐만이 아니라 레더자켓을 게시할 기대감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한편 같이 간 동생은 칼하트 초어 자켓 피코크 컬러(10)와 랄프로렌 데님 스윙탑 자켓(14)을 구매했다.
원래 나도 오래도록 찾아온 버버리 베이지 맥코트가 사이즈도 맞고 컨디션도 좋아서 하나 더 구매하려다가 재정 이슈로 한 번 참기로 했다.
무엇보다 산드로 트렌치코트랑 컬러감이 겹쳐서 당장은 급하지가 않았다.
뭐.. 다음에 가도 남아있으면 그때는 구매할지도?
Outro
여담으로 중간에 오니츠카타이거 매장에 들렀다.
오니츠카타이거는 구매해 본 적이 없어서 사이즈 측정 겸 들렀는데 웬걸, 아이보리+네이비 조합이 정말 예쁘더라.
버건디 컬러를 구매하려고 했는데 얘한테 마음을 뺏겨버렸다..
(좀만 기다려.. 내가 갈게)
그나저나 처음 티스토리를 개설했을 때 블로그의 정체성은 연구/개발 관련 기록과 더불어 패션 기록이었는데
연구에 치여 살다 보니 비중이 요상해진 것 같다.
기숙사에 살다보니 혼자 리뷰용 사진을 찍는 게 쉽지 않았다는 것도 이러한 상황에 한 몫하긴 했다.
(주변에 사진을 잘 찍어주는 사람도 없다...)
여하튼 드디어 첫 패션 글을 썼다.
앞으론 좀 자주 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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