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빈티지 #1 - 이베이에서 빈티지 세이코 시계를 구매해보자 (SEIKO Dolce)

2025. 8. 30. 04:53·패션 이야기/빈티지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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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요즘 빈티지 쪽을 이전보다 많이 봐서인지, 이제는 인스타에 해외 빈티지샵 계정까지 뜨기 시작했다.

그러다 어느 날 피드에 우연히 뜬 시계에 시선을 빼앗기고 말았다.

 

CASIO A168 / AQ230

원래도 나는 캐주얼한 맛과 범용성 때문에 사각 시계를 더 선호하는 편이다.

(물론 시계끈은 옷에 비해 길지 않아서 잘은 모르나, 개인적으로는 그렇다고 느낀다)

그래서 평소 가장 많이 차는 시계도 '손석희 시계'로 유명한 카시오 사의 A168 모델이다.

게다가 다음 달에 추가로 구매하려고 마음먹었던 시계도 카시오 A230 시리즈였다.

 

[Instagram] @superiorclassicph

그러나 이 빈티지 시계를 보고난 뒤, 다른 시계들이 도저히 눈에 들어오질 않았다.

특히 내가 매료됐던 부분은 다이얼의 자글자글한 패턴, 그리고 다이얼 가장자리의 에이징이었다.

 

어느 정도로 빠졌냐면,

웬만해선 아직도 없는 옷 종류가 많다고 생각해서 악세사리보다는

상의, 바지, 아우터 등을 우선적으로 구매하고 있는데 (거의 5 : 95 비율?)

원래 사려던 셔츠를 포기하면서까지 이 시계를 먼저 사려고 했다.

 

 

님은 어디에

- 모델명 찾기

[Instagram] @superiorclassicph

하지만 해외 빈티지샵, 특히 인스타를 통해 구매를 해본 적도 없었고,

시계에 대해서는 아직 문외한이라 뭐가 뭔지 잘 모르는 상태였다.

그래서 이 사람에게 구매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델명이 뭔지, 가격은 대체 얼마인지 아무것도 몰랐다.

안다는 것은 오직 세이코 돌체라는 것 하나.

 

사실 나중에서야 안 거지만, 계정명의 ph는 필리핀이라서

9800이라는 숫자는 9800페소였던 거고, 한화로는 대충 24만원 좀 안 되는 금액이었다.

게다가 모델명(6030-5420)도 친절하게 써놨던 거였다...

 

제미나이야 도와줘

나는 그것도 모른 채 어떻게든 찾아보겠다고 난리를 쳤고, 구글링을 해도 잘 모르겠어서

결국 제미나이 Deep Research 기능을 이용해서 품번, 품명을 찾았다.

그래도 덕분에 시계에 대한 재밌는 정보도 많이 알아볼 수 있었다.

 

재밌었던 점은 이 모델이 무려 나보다 10살 넘게 연상이라는 것...

그리고 출시가도 알려줬길래 다시 한번 제미나이에게 현재 가치로 환산해 달라고 해봤다.

그 결과, 당시 65000엔은 한화로 270만원 넘는 금액이었을 거라고 추정하더라.

즉 그때는 꽤 고오급 시계였던 것이다.

또 내가 홀려버린 다이얼 패턴은 (아마도 팔라듐 도금) snow flakes 패턴이라고 한다.

 

다 좋다.

다 좋은데... 국내에는 매물이 없더라.

 

 

- 국내에 없다면 이베이에는 있지 않을까?

내가 사서 SOLD 표시가 떴다

이베이에서 빈티지를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긴 했지만, 막상 직접 사용해 본 적은 없었다.

이번에 제미나이가 추천해 준 덕분에 처음으로 이베이에서 빈티지 제품을 찾아보게 됐다.

 

Seiko 6030 5420 키워드로 검색해 보니 의외로 매물이 많았다.

내가 찾는 건 은장 모델이었는데 금장 모델도 있었고,

다이얼이 에이징되지 않은, 정말 깨끗한 은백색 다이얼을 가진 것들도 있었다.

 

하지만 내가 원한 건, 인스타에서 본 것처럼 적당히 예쁘게 에이징된 것.

역시 빈티지라면 너무 깨끗한 것보단 어느 정도 사용감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마침 내가 원하는 상태의 매물이 가장 저렴하기도 했어서

며칠 간의 고민 끝에 판매자에게 네고 요청을 했다.

 

 

구매부터 배송까지

- 이베이에서 네고는 필수

메시지 내역

참고로 처음 가격은 79.99달러였고, DHL 배송비가 30달러로, 토탈 109.99달러였다.

목표는 5달러 가량 네고를 받는 것이었다.

처음부터 5달러를 지르면 너무 쉽게 끝날까 봐, 우선은 10달러 네고를 질렀다.

 

약간 아쉽게 최초 목표였던 5달러 네고 밖에 이루지 못했지만 나쁘지 않은 성과였다.

그렇게 토탈 105달러, 비자 카드 결제 기준 14.9만원이 들었다. (미친 환율)

그나저나 배송비가 왜 이리 비싼지 모르겠다...

 

 

- 왜 벌써?

너무 빨라서 당황했던 배송

8월 26일 오전에 결제를 했더니 바로 당일 오후에 발송을 해주더라.

셀러가 일본인이라 다음 주쯤이면 도착하겠거니 생각했는데

28일 오후에 트래킹을 해보니 이미 도착했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오히려 너무 빨라서 당황스러웠던 것 같다.

 

네? 부산이요?

그런데 DHL은 처음 써봐서 당황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배송 완료가 됐는데도 따로 문자나 알림이 없더라.

내가 직접 트래킹을 한 번 더 보지 않았다면 택배 보관함에 방치되어 있을 뻔했다.

그리고 난 대구 기숙사로 시켰는데

마지막 위치가 부산으로 찍혀있어서 '설마 오배송됐나' 싶어 식은땀이 났다.

물론 그런 일은 없었고 다행히 내 품에 안전히 들어왔다.

 

 

- 양호했던 패키징 상태

택배 상태

일반적으로 해외 배송을 받아보면 대부분 박스 상태가 어마무시하게 더럽던데

너무 깔끔한 상태라 의외였다.

보니까 운송장이 더러워지거나 훼손되지 않도록 박스를 비닐로 한 번 더 포장했더라.

 

꼼꼼한 완충 포장

심지어 내부 패키징도 엄청나게 정성스럽게 되어있었다.

역시 포장에 진심인 일본인가?

빠른 배송에 감동하고, 세심하고 깔끔한 포장에 또 감동했다.

 

 

리뷰

- 자세히 보기

전체 모습

시계 상태는 전반적으로 매우 좋았다.

 

전면부

역시 뭐니 뭐니 해도 가장 만족스러운 점은 다이얼 부분.

보는 각도에 따라 다채롭게 보이는 snow flake 패턴이 정말 영롱하다.

다이얼이 전반적으로 크림색 느낌으로 에이징되었고,

가장자리는 특히 전반적으로 노란 계열로 에이징되어있다.

그래서 데님이나 브라운/베이지 계열의 옷들과의 궁합이 정말 좋아 보인다.

 

케이스 모양도 정말 잘 디자인한 것 같다.

라운딩을 너무 귀엽지 않을 정도로 적절히 잘 깎아놨다고 생각한다.

 

측면/후면부

비록 후면부에는 스크래치가 다수 있었으나, 어차피 보이지도 않는데 상관없지 않을까?

측면은 다행히 깔끔했다.

한편 용두가 매우 작고 원뿔형이라 시간을 맞춰줄 때 돌리는 게 조금 어려웠다.

그래도 용두가 작기 때문에 밸런스가 잘 맞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레더 스트랩

레더 스트랩은 정말 새것처럼 아주 빡빡하고 깨끗했다.

안쪽을 보면 Genuine Leather라고 적혀있는 것으로 보아

판매자 혹은 이전 오너가 새로운 리얼 레더 스트랩으로 교체해 둔 것 같다.

 

조금 아쉬운 건, 내가 정말 싫어하는 스트랩이라는 거.

개인적으로 저렇게 악어가죽스러운..?

올드한 패턴이 들어간 레더 스트랩을 좋아하진 않는다.

아마 조만간 워시드 브라운 계열의 플랫하고 미니멀한 레더 스트랩을 구매해서 교체하지 않을까 싶다.

 

 

- 착용 샷

대 만 족

손목이 매우 얇은 편이라 큰 시계가 잘 안 어울리는 편이다.

하지만 세이코 돌체 탱크는 제미나이가 찾아준 제원과 같이 30 mm x 36 mm로,

카시오 A168(38.6 mm x 36.3 mm), AQ230(38.8 mm x 29.8 mm)보다 작거나 비슷한 정도이다.

그래서 시계를 찼을 때의 모습이 딱 좋게 예쁜 것 같다.

 

[와루와치즈] 에드피터스 수제 스트랩

그런데 확실히 스트랩은 바꾸는 게 좋을 것 같다.

검정색의 대비감이 너무 강한 것도 아쉽고, 가죽의 두께감과 착용감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아마 와루와치즈에서 판매 중인 위와 같은 스트랩으로 바꿀 것 같다.

 

 

마무리

이번 구매는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고 자신한다.

언젠가는 사고 싶었던 세이코 시계를 드디어 갖게 되었으며,

이베이에서 빈티지 제품을 사봤다는 새로운 경험을 얻었다.

실물도 정말 예쁘고 고급져서 마음에 쏙 든다.

보는 사람마다 예쁘다고 해주는 것도 뿌듯하다.

(심지어 내가 가르치는 초6 꼬맹이도 시계 칭찬을 해주더라 ㅋㅋ..)

진짜 올해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마음에 드는 구매였다.

 

+)

시계 좋아하는 동생의 반응

구매 후 찾아본 해외 레딧에서도 이 모델이 까르띠에 맛이라는 이야기를 하던데

잘 모르겠지만 그런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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